원물이야기

기관지 건강 지킴이, '도라지'

휴베이스 CH본부장 노윤정 약사

2024-02-16 15:17:15



쌉싸름하고 독특한 향을 가진 도라지는 한국인의 식탁에서 자주 만나는 식재료예요. 하얗게 볶아서 먹으면 쌉싸름하면서도 달콤한 맛도 나고, 오이와 빨갛게 무쳐서 생으로 먹으면 아삭아삭 맛있는 반찬이 되죠. 도라지는 섬유질이 많고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한 식품으로 건강에도 좋아요.


'오래된 도라지는 산삼보다 낫다'는 옛말이 있을 만큼 도라지의 영양학적 가치는 잘 알려져 있어요. 전통의학에서는 말린 도라지 뿌리를 '길경'이라고 하며, 가래를 삭이고 기침을 멈추게 하는 대표적 약재로 활용해왔어요. 도라지에 풍부한 사포닌이 기관지 분비 기능을 개선해 점액을 묽게 만들어 가래가 쉽게 배출하도록 함으로써 기침을 완화하고 막힌 기도를 청소하는 데 도움을 주기 때문이에요. 특히, 다양한 사포닌 성분 중 플라티코딘D(platycodin D)가 점액 생성을 억제하고 기도의 염증을 완화해 기관지염과 천식 증상 관리에 핵심적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도라지의 영양학적 가치는 여기서 끝나지 않아요. 도라지의 약리작용을 연구한 자료를 살펴보면, 진정 및 진통, 해열 및 소염, 항균 작용 등을 비롯해 폐 세포를 보호하는 작용도 있어요. 그래서 도라지는 단순 기침 가래 뿐 아니라 목이 쉬거나 아픈 것을 가라앉히는 데도 도움을 줘요. 호흡기 건강 관리 목적이라면 도라지와 궁합이 좋은 배나 꿀 등을 섞어서 차로 섭취하는 것이 좋아요. 배나 꿀을 함께 먹으면 도라지에 부족한 열량을 보충하고 도라지의 쓴맛을 완화해주는 장점이 있어요. 


보통 식재료인 나물로 먹는 도라지는 1~3년근을 사용하고, 차나 약용으로 활용하는 것은 3년 이상 자란 도라지를 사용해요. 3년 이상 자란 도라지는 '약도라지'라고 부르고, 일반 도라지보다 쓴맛이 강하고 유익한 성분이 풍부해요. 도라지에는 사포닌 외에도 플라보노이드, 다당류 및 배당체 등 다양한 생리 활성 물질들이 함유되어 항산화, 항염증 및 면역기능 강화에도 도움을 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