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압은 혈액이 혈관 벽에 가하는 힘을 말해요. 심장이 수축하면서 순간적으로 혈액을 뿜는 힘은 매우 강해요. 건강한 혈관은 이 힘에 대응해 자연스럽게 혈관을 확장했다가 다시 원래 상태로 돌아올 수 있어요. 혈관의 이러한 능력을 '탄력성’이라고 해요.
흡연이나 스트레스, 만성질환이나 노화 등으로 혈관의 탄력성 조절 능력 또는 심장의 생리적 기능이 변하면 혈압이 잘 조절되지 않아요. 일상적인 날씨 변화도 혈압 조절에 영향을 줘요. 특히, 겨울철 추운 날씨는 과도한 혈관 수축으로 혈압을 높일 수 있어요. 추운 겨울에 고혈압 환자 또는 고혈압 전단계 분들이 더욱 혈압 관리에 신경 써야 하는 이유죠.
우리 몸은 기온이 낮아지면 열 손실을 줄이기 위해 피부 근처 혈관을 수축 시켜요. 혈액이 지나는 길을 좁혀서 열이 밖으로 새나가는 것을 줄이는 거죠. 우리가 추울 때 몸을 움츠려서 체온을 유지하는 것과 같아요. 혈관이 수축되면 혈액이 혈관에 가하는 힘, 즉 혈압이 일시적으로 높아져요. 호스의 앞쪽을 살짝 눌렀을 때 물이 뻗어나가는 힘이 강해지는 것을 상상하시면 돼요. 건강한 사람도 겪는 정상적인 변화라, 일반적으로는 특별한 문제가 없어요.
하지만, 고혈압 환자나 고혈압 전단계, 혈압 조절 능력이 약해진 노년층이나 협심증, 뇌졸중 등 심뇌혈관질환자는 추운 날씨의 혈관 수축이 평소보다 혈압을 높여 심장과 혈관 건강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어요. 특히 기온이 낮은 새벽이나 이른 아침에는 체온 조절을 위해 혈관이 더 강하게 움츠러들어요. 그래서 고혈압을 포함해 심장과 혈관, 뇌 질환이 있는 사람은 추운 겨울에는 새벽 운동을 자제하는 것이 좋아요. 겨울철 야외 활동을 할 때도 모자나 목도리를 착용해 체온을 유지해야 해요. 우리 몸에서 열이 가장 쉽게 빠져나가는 곳이 '머리'예요. 모자와 목도리를 착용하는 것은 체온을 2도 이상 높여 겨울철 추운 날씨에 과도한 혈관 수축을 막는 데 매우 효과적이에요.
너무 뜨거운 물로 목욕 후 바로 나오는 것도 조심해야 해요. 뜨거운 물로 목욕 후 욕실 밖의 찬 공기를 마주치면 체온을 유지하려고 혈관이 급작스럽게 수축되어 혈압이 높아질 수 있거든요. 그래서 고혈압 환자나 노년층은 40도 이하의 미지근한 물로 목욕하고, 뜨거운 물로 목욕했다면 미지근한 물로 약간 체온을 낮추고 욕실 밖으로 나가는 것을 권해요.
겨울은 누구나 추워서 체온 조절에 힘쓰지만, 고혈압 환자는 더더욱 체온 조절에 신경 써야 해요. 그래야 과도한 혈관 수축을 막고, 혈압이 높아지거나 혈관이 다치는 것을 막을 수 있어요. 혈압약을 잘 복용하는 것은 기본이니, 매일매일 먹는 혈압약도 꼭꼭 잘 챙겨주세요.